▲ 경로당 식사 사진 ▲ 경로당 식사 사진 충남 당진시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대한노인회 당진시지회(이영문 회장)는 2025년 시범사업으로 경로당 중식 5일제 경로당 관리매니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인 결식 우려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경로당에서 중식을 드시는 어르신들은 입을 모아 말씀하신다. “너무 행복하고 고맙다”고 이제 마을의 일상이 되었고, 참여 어르신과 이용 어르신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아침 9시가 조금 넘으면 경로당 주방에 불이 켜진다. 노인일자리 참여자로 활동 중인 어르신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하나둘 모여든다. 전날 미리 짜 둔 식단을 확인하고, 누군가는 채소를 다듬고, 누군가는 국을 끓이며 분주하게 손을 움직인다. “오늘 국은 조금 더 싱겁게 할까요”, 그리고 “이 나물은 옆집 할머니가 가져오셨으니,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깐 무쳐요” 같은 대화가 오가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이 사업에는 현재 조리·배식·정리 등을 담당하는 참여 어르신 여자 2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모두 일정 시간 교육을 받고 배치된 만큼, 위생과 안전도 꼼꼼히 챙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하루 3시간씩 경로당에 출근을 하신다.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밥과 국, 두세 가지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지고, 경로당을 찾은 이용 어르신은 하루 평균 10명에서 많이 모이는 곳은 30여 명이 넘게 자리를 채운다.“일주일에 닷새, 여기서 점심을 먹어 혼자 있으면 물에 밥 말아 먹고 말 텐데 여기서는 한 끼 제대로 챙기는 거지, 덕분에 꼬박꼬박 약도 먹고, 그래서 이 나이에 혼자 집에서 살 수 있는 거야. 경로당에서 다 같이 먹으면 쓴 것도 달아”이런 말씀에 대한노인회 당진시지회는 보람을 느낀다.조리 담당으로 활동 중인 이○○(75) 어르신은 “집에만 있을 땐 TV만 보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는데, 요즘은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뭘 해 드리면 좋을까’부터 생각하게 된다”라며 “월급을 받는 것도 좋지만,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해 주실 때 제일 뿌듯하다”고 말했다. 식사를 이용하는 김○○(82) 어르신은 “혼자 있으면 밥을 대충 때울 때가 많은데, 여기 오면 따뜻한 밥과 국을 꼭 챙겨 먹게 된다”라며 “밥 먹고 사람들하고 얘기하다 보면 우울한 생각이 사라진다”라고 웃었다.경로당 식사 자리는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공간을 넘어,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안전망 역할도 하고 있다. 며칠씩 보이지 않는 어르신이 있으면, 참여 어르신들이 먼저 어디 편찮으신 건 아닌지 연락을 하고, 필요할 때는 복지관이나 행정복지센터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작은 밥상에서 시작된 관심이 고독사 예방과 건강 관리로 이어지는 셈이다.대한노인회 당진시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담당자는 “이 사업은 급식을 ‘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이 딱 나뉘는 구조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식탁을 만들어 가는 형태라 더 의미가 크다”라며 “참여 어르신들은 일자리를 통해 소득도 얻고, 규칙적인 생활과 역할을 가지면서 건강도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경로당 수를 조금씩 늘리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고민을 해결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식사 후에 간단한 건강체조나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연계해, ‘밥 먹고 바로 집에 가는 경로당’이 아니라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돌아가는 경로당’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주 5회 정성껏 차려지는 한 끼 식사는 어르신들의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서로를 챙기고 기대어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만든다. 경로당 주방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가, 지역사회 전체로 퍼져 나가는 따뜻한 파도처럼 느껴진다.